레진코믹스

'라틴엑스'라는 말이 있다

미국 진보 세력에서 만든 단어인데, 라티노, 라티나 같은 단어가 성별을 구분 짓고 성을 포괄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미지의 숫자 'X'를 넣어 라틴계 사람을 통틀어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젠더 감수성을 중요시하는 미국 민주당 정치인들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데

정작 이 단어를 사용하는 라틴계 주민은 3%뿐이며

대부분 라틴계 사람들은 '라틴엑스'라는 단어에 대해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

라틴계 민주당 하원의원 루벤 가예고는 민주당에서 공화당 지지자로 갈아탄 라틴계 미국인을 다시 데려올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라틴엑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게 시작이다"

책 <잘못된 단어>를 쓴 르네 피스터는 자신의 책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포용의 언어는 저학력 폭도보다 우월해지는 수단이자 먹고살기 바빠 진보적 담론의 최신 흐름을 미처 따라잡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수단이 된다.

비슷한 사례다. 뉴욕타임즈에서 45년간 일했던 사진기자 도널드 맥닐 주니어는 '니그로'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비하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가 아니라, 학생 독자와 대화 중 인종차별 표현의 예시로 들어 언급했지만 맥락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PC운동이 활발해지면서 특정 의견, 예민한 주제 관련 단어를 하나만 잘못 써도 해고되거나 비난 당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대중들은 의견을 말하기보단 침묵을 선택하기 시작한다

그 사이 트럼프와 같은 포퓰리스트가 대중들 사이로 파고 들었고, 미국은 2가지 세계로 쪼개졌다

한 쪽은 온갖 단어를 혐오 발언으로 규정하며 도덕적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데 정신이 없고

한 쪽은 표현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확장해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고 욕한다

책의 저자인 르네 피스터는 진보적 신조어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특정 단어만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며 통제하려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의와 진리를 독점한 듯한 행동이 오히려 진보 정치를 축소하고, 보수 우파를 득세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한다.

“인종차별 반대, 평등, 소수자 보호라는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와 법 앞의 평등, 피부색과 성별에 따른 차별 금지 등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려는 독단적 좌파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