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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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쿠로 댓글 0건 조회 774회 작성일 23-12-1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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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화를 좋아하는 20대 후반 학생입니다.

펨코에 영화 관련 글을 종종 올리는데요, 이번에도 최근 2주 동안 감상한 영화들에 대해 짧은 리뷰와 소개 글을 작성합니다 :)

1. 엑소티카 Exotica 1994 아톰 에고얀 캐나다

★★★☆

아르메니아-이집트계 캐나다인 감독 아톰 에고얀의 독특한 영화입니다.

세무 감사를 직업으로 삼는 프랜시스는 매일 같이 토론토에 있는 스트립 클럽, 엑소티카를 찾아갑니다. 젊은 여성들이 무대 위에서 선정적인 춤을 추는 곳입니다. 5달러만 내면 스트리퍼가 게스트의 테이블로 찾아와 대화를 나누며 마찬가지로 에로틱한 춤을 춥니다.

프랜시스는 매일 교복을 입고 춤추는 크리스티나를 본인의 테이블로 부르는데요, 그녀에게 욕정을 품은 것 같지 않습니다. 크리스티나도 프랜시스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것 같고요.

클럽의 DJ 에릭은 크리스티나와 프랜시스의 사이를 질투한 탓에 기회를 틈타 프랜시스를 클럽에서 내쫓습니다.

프랜시스는 자신이 세무 감사를 맡은 희귀 동물 거래업자 토마스에게 간청, 또는 그를 협박해 자기 대신 클럽에 가 본인이 왜 쫓겨나게 되었는지 알아봐달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프랜시스의 내면이 왜 그렇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는지, 감춰져 있던 사연들이 수면 위로 드러납니다.

욕정을 품지 않고 매일 같이 스트리퍼에게 돈을 지불하기, 있지도 않은 딸의 베이비시터에게 매일 돈을 지불하기.

이 영화는 없는 것을 마치 있는 듯이 대하는 인물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망가진 인물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영화 중반부까지만 해도, 내가 뭘 보고 있는 걸까 다소 의아했지만 다 보고나서는 꽤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영화에 삽입된 캐나다의 유명 시인이자 가수인 레너드 코헨의 노래 Everybody Knows가 잊히지 않네요.

KakaoTalk_20231208_125825420.jp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2. 엘비라 마디간 Elvira Madigan 1967 보 비더베르그 스웨덴

★★★☆

1889년 여름, 덴마크인 줄타기 곡예사 여성과 스웨덴의 장교는 어느 시골 마을에서 도망치고 있습니다.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는 걸까요?

서로만을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온갖 구속과 사회적 책무로부터 도피하는 이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얇은 여름 옷밖에 없는 이들에게, 곧 찾아오는 가을의 분위기, 서늘한 바람, 낮게 깔리는 태양의 그림자...이 모든 게 겁을 주듯 가까이 다가옵니다.

지극히 유미주의적인 연출로, 영화가 보는 내내 참 아름답습니다. 이성과 책임의 울타리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두 남녀가 더 이상 달아날 곳이란 없어 보입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아름답게 연주되는 가운데, 카메라는 두 손을 맞잡고 서서히 최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남녀를 담아냅니다.

너무 아름다워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얼굴이 곧 시네마라 할 정도로 빛나는 피아 데게르마크의 미모가 인상적입니다.

탁월한 연기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도 수상합니다.

elvira madigan 1.jp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elvira madigan 3.jp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elvira madigan 2.jp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3. 바베트의 만찬 Babettes Gæstebud 1987 가브리엘 액셀 덴마크

★★★★

덴마크 위틀란트 반도의 외딴 마을에는 엄격한 루터 교회 종파를 창시한 아버지와 아름다운 두 딸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타계한 후 딸들은 마을의 신도들과 예배를 드리며 아버지의 뜻을 이어나갑니다. 그러나 워낙 왕래하는 인적이 드물고 주민들의 나이가 많아진 만큼 마을의 신앙공동체는 서서히 끝을 향해 나아가는 듯합니다.

어느 날, 바베트라는 의문의 프랑스 여성이 두 여인을 찾아옵니다. 바베트의 간청으로 자매는 그녀를 가정부로 거둡니다. 바베트의 헌신과 지혜 덕분에 자매의 집뿐 아니라 마을에도 활기가 생겨요.

그러나 드디어 바베트가 본국 프랑스로 떠날 것만 같은 날이 찾아오고, 바베트는 자매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최후의 만찬을 준비합니다...

과연 신이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나, 만약 정말로 존재한다면 신의 은총은 어떤 방식으로든, 작은 부엌과 낮은 식탁에도 임할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바베트의 프랑스식 진수성찬에 눈이 안 휘둥그레질 사람은 없겠지만요. 교황 프란치스코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고 합니다.

babettes-feast 3.jp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babette's feast.jp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4. 어느 시골 본당 신부의 일기 Journal d'un cur de campagne 1951 로베르 브레송 프랑스

★★★★

프랑스 북부의 작은 마을에 젊은 신부가 새로 부임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냉담하거나 아니면 적대적입니다. 신부는 오래 앓고 있는 복부 통증과 소화불량으로 고기와 채소는 먹지 않고 값싼 와인에 설탕과 빵을 절여 먹으며 살아갑니다.

죄와 죄책감, 원망과 미움의 고리를 끊어내고 한 명이라도 구해보려고 발버둥치는 신부를 마을 사람들은 싸늘하게 바라봅니다.

남편의 불륜과 어린 아들의 죽음, 딸의 적개심으로 완전히 지친 중년 여성에게 복음을 전하지만 그녀 또한 사망하며 사람들은 신부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립니다. 결국 암 진단을 받은 신부는 이제는 교계를 떠난 친구의 침대에서 모든 것이 은혜라는 말과 함께 숨을 거둡니다.

거의 모든 종교인이나 비종교인이나 죽음에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저마다 삶의 이야기가 있듯이 죽음에도 저마다의 내러티브가 있는 법입니다.

이 작품은 죽음에 목적론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유혹을 거부하고 결국 끝에는 죽음뿐이라는 사태(事態)그럼에도모든 것이 은혜라는 믿음 사이의 간극을 잘 보여줍니다. 엉성하게 그 틈을 봉합하지 않고 끝까지 균형을 달성해요.

그럼에도 둘 사이에 잠시나마 화해가 일어나는 곳은 보잘것없이 작은 신부의 육체와 그 위에 피어나는 십자가입니다.

Diary_of_a_Country_Priest_1.jp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5. 도시 위에 군림하는 손 Le mani sulla citt 1963 프란체스코 로시 이탈리아

★★★★

걸작들이 쏟아진 1963,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입니다.

나폴리의 정치, 사회 경관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건설업자이자 시의회 의원인 Nottola는 힘을 발휘해 공공의 목적을 위해 할당된 토지에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따냅니다. 해당 부지에 있던 낡은 주택이 무너지는 사건으로 의회에서는 모든 당을 아우르는 조사위원회를 설치합니다.

좌파 정치인 De Vita는 일반적으로 6개월~2년은 걸릴 사업 승인이 단 며칠 만에 이뤄진 점, 주택 건설 당시 안전 검사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의문인 점 등을 들어 정경유착과 부패 혐의를 제기합니다.

그러나 건설전문가는 나폴리가 건물들이 너무도 이리저리 얽히고 등을 맞대고 있는 도시라 주택의 안전성 여부와 책임 소재를 묻기 불가능하다고 대답합니다.

Nottola는 주민들에게 조속히 질 좋은 거주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로 De Vita와 맞섭니다. 누가 봐도 Nottola가 나쁜 놈이고 좌파 정치인 De Vita는 선한, 다소 좌파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그래서 결국 어느 편이 옳은 것일까? 정치는 일단 이기고 봐야 하는 게 아닐까? 공동체에는 누가 더 필요할까? 여기서 공동체란 누구를 말하는 걸까? 고민하게 되는 입체적인 작품입니다.

시각적인 연출 또한 탁월한 정치 누아르입니다. 추천합니다.

hands over city.pn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6. 마니 Marnie 1964 알프레드 히치콕 미국

★★★☆

대충 세어봤을 때 저는 히치콕 영화를 15편 정도 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안 본 작품들이 많이 남았어요. 이 영화 Marnie는 그중에서 인물의 병적인 심리와 트라우마를 가장 노골적으로 작품 전면에 내세운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싸이코(1960)가 있는데? 싶으실 수 있지만, 싸이코의 살인마 노먼이 인물을 공격하는 근원적인 동기를 소거해도 일단 그가 살인마라는 장르적인 설정이 유지된다면 플롯은 그대로 굴러갈 거예요.

물론 어머니의 뒤틀린 양육 방식, 따라서 여성에 대해 욕망을 품는 것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노먼 내면에 충돌을 일으키고 살해 욕구를 증대시키기는 하지만요.

반면, Marnie의 마니가 어릴 적 트라우마로 남성과의 접촉을 피하고 남성 주인공은 그녀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

어릴 적 매춘부였던 어머니가 돈을 벌기 위해 어린 마니를 방에서 내보내야 했던 과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 병적으로 돈을 횡령해 달아나는 마니와 그녀를 뒤쫓는 남자들.

충격으로 과거를 잊었지만 마니는 히치콕의 캐릭터중 누구보다도 과거가 비대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플롯의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거의 모두 마니의 트라우마와 병적인 행동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분명 흥미로운 캐릭터고 끝에 마니의 사연이 밝혀지며 마음이 아파오기도 하지만, 히치콕의 다른 걸작들보다는 아쉬웠습니다. 캐릭터가 너무 완벽해질수록 작품은 위험에 빠지는 법이라 생각해요.

한 줄 평: 범인(犯人) 또는 병인(病人)에게는 서사적으로 모든 게 허용된다는 히치콕의 독창적인 믿음

Marnie-II.pn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7. 반항 Repulsion 1965 로만 폴란스키 영국

★★★☆

로만 폴란스키의 공포영화입니다. 벨기에 출신의 아름다운 네일아티스트 캐롤은 언니와 함께 런던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Marnie처럼 이 영화의 캐롤 또한 아마도 어릴 적 남성 가족에게 당한 트라우마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강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그녀의 아파트에서 보이는 경관은 수녀원의 마당에서 수녀복을 뒤집어쓴 여성들이 공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입니다. 그녀의 일터는 여성 손님들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는 밀폐된 공간이고요. 아파트의 월세를 독촉하는 집주인과 언제 올지 모르는 전화가 위협적으로 울리는 등, 이미 그녀는 완전히 포위된 상태입니다.

아름다운 그녀를 원하는 남자들까지. 언제 사건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연출자의 손이 너무 보인다고 할 정도로 세심하지만, 한편으론 노골적인 연출이 눈에 띕니다. 지금 봐도 굉장히 세련된 작품인데 1965년 개봉 당시 반응은 어땠을지 많이 궁금하네요. 카트린 드뇌브는 여기서도 정말 아름답고 연기를 잘합니다.

repulsion.pn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8. 클럭워처스 Clockwatchers 1997 질 스프레처 미국

★★★

20대의 토니 콜렛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유전(2018)의 무서운 엄마를 연기한 배우입니다. 소심한 여자 아이리스는 신용카드 회사의 임시 계약직으로 출근합니다. 거기서 친구들을 사귀나, 새로운 여직원의 등장과 잇따른 도난 사건, 낮은 고용 안정성과 회사 사람들의 의심으로 네 명의 친구 그룹은 곧 와해됩니다.

글쎄요, 경직된 회사 정규 직원들과 대비되는 네 명의 임시 계약직 여성들의 자유분방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저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이면 회사 생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매력있는 영화였습니다.

clockwatchers 1.pn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9. 은밀한 영광 Secret Honor 1984 로버트 올트먼 미국

★★★★

1974년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합니다. 이 영화는 사임 후 반쯤 미치고 완전히 술에 취한 리처드 닉슨이 거의 밀폐된 서재에서 독백을 하는 내용입니다.

90분의 러닝타임 내내 배우는 리처드 닉슨을 연기한 필립 베이커 홀 한 명입니다. 아 근데 연기가 지립니다.

닉슨은 자신이야말로 가난한 집안 출신이며 미국 일반인들의 표본이자 대표자이고 저기 아이비 출신 것들이 내 쫄따구나 했다며 흡족해하다가도 월가의 쓰레기들을 욕하기도 하고 억울해합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을 통한 자금 세탁과 마약 거래 등 미국의 정신을 부패하게 만드는 검은 손과 훗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고 싶어 워터게이트 사건을 통해 거의 자발적으로 물러났다는 강변(强辯)을 펼치기도 합니다.

자신은 보헤미안 그로브에서 내리는 지령을 따랐을 뿐이고, 그때부터 닉슨의 파멸은 정해진 것이라고 서글퍼 합니다.

제정신이 아닌 닉슨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조금이라도 솔깃하게 들린다면, 한편으론 그가 측은하게 느껴진다면, 성공한 연출이라 생각합니다.

한 줄 평: 황폐해진 닉슨 내면의 풍경으로 설득하는 더 황폐화된 미국 내면의 초상

secret honor.pn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10. 보이지 오브 타임 Voyage of Time 2016 테렌스 맬릭 미국

★★☆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가 내레이션하는 40분 분량의 IMAX 촬영 버전과 케이트 블란칫이 내레이션하는 90분 분량의 35mm 촬영 버전입니다. 저는 40분짜리 영상을 봤습니다.

테렌스 맬릭을 좋아합니다.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운 영상과 그 위에 시처럼 펼쳐지는 그만의 내러티브가 좋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의 걸작 트리 오브 라이프(2011)의 돌림노래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유일한 차이점은 전작에서 노골화된 기독교적 내러티브를 소거한 것뿐입니다.

원안의 기획은 거의 40년 전부터 이뤄졌다고 하니 작가의 내면세계가 잘 투영된 작품이겠죠. 그러나 우주의 신비, 진화와 진보에 대한 예찬과 같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테마적 내러티브를 구성해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제, 혹은 선언해버리는 것으로 이미 만족한 듯한 인상입니다.

IMAX 촬영 영화를 노트북으로 감상해놓고 비난하는 감상자인 제가 가장 문제겠지만요.

voyage of time 3.pn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voyage of time 2.png 2023년 최근 내가 본 영화 13편 짧은 리뷰+별점



11. 어둠은 걷히고 Kauas pilvet karkaavat 1996 아키 카우리스매키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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